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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디스크·협착증, '양방향 내시경 수술' 후 재발 막으려면? [인터뷰]
머리를 감거나 세수를 하다 허리를 '삐끗'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부분은 가벼운 염좌로 끝나지만, 통증이 일주일 이상 이어지거나 다리 저림이 동반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닌 추간판 탈출증이나 척추관 협착증 같은 질환도 의심해 봐야 한다.
예전에는 '허리 수술'이라 하면 극심한 통증과 긴 회복 기간 등 어렵고 힘든 치료 과정을 떠올렸지만, 최근에는 증상에 맞춘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환자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정형외과 전문의 황창환 원장(위라이브병원)과 함께 급성 허리 통증과 만성 질환의 구분 기준부터 신경차단술, 고주파 수액성형술 등 비수술적 치료법과 최소 침습 수술법까지 척추 질환 전반을 짚어본다.
Q. 일상생활 중 허리를 삐끗했을 때 흔히 '근육이 놀랐다'고 하는데, 실제로 근육이 놀란 것이 맞나요?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렇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평소 사용하지 않던 허리 근육이나 후관절은 경직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나 무리한 자세로 인해 주변 근육이나 인대가 손상될 수 있습니다. 이때 근육이 순간적으로 경직되면서 뭉치고 통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Q. 근육이 놀란 것과 척추 질환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근육이나 인대 손상은 대부분 일시적인 통증으로 끝납니다. 반면 척추 질환은 디스크가 탈출하거나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오래 지속되고 다리 저림(방사통)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복 속도와 방사통의 유무가 주요 구분 기준입니다.
급성기 허리 통증 환자의 대부분은 염좌이며, 짧게는 하루 이틀, 길게는 일주일 내 호전됩니다. 하지만 통증이 극심하거나 하지 방사통이 심해진다면 흔히 '디스크가 터졌다'고 하는 추간판 탈출증일 수 있어 MRI 등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Q. 실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어떤 질환이 가장 많고, 어떤 증상을 호소하나요?
허리 디스크(추간판 탈출증)와 척추관 협착증 환자가 가장 많습니다. 특히 40대에서 70대는 협착증 비율이 높고, 20~30대 젊은 층은 디스크 환자가 많습니다.
추간판 탈출증은 허리 통증과 함께 엉치부터 다리까지 퍼지는 방사통을 호소합니다. 협착증 역시 통증과 저림이 동반되지만, 오래 걸을수록 엉치가 빠질 듯한 '파행'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질환별로 치료법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추간판 탈출증과 협착증 모두 충분한 시행하고, 효과가 없을 때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합니다. 대표적인 치료로는 신경차단술, 고주파 수액성형술, 풍선확장술 등이 있습니다.
신경차단술은 흔히 '신경 주사'로 불리며, 긴 바늘을 이용해 통증이 발생한 신경 주위에 약물을 투여해 유착을 제거하고, 염증을 가라앉혀 통증을 완화합니다. 고주파 수액성형술은 디스크 탈출 부위에 고주파 열을 가해 변형된 디스크를 회복시키는 시술로, 협착증에는 잘 적용되지 않습니다. 풍선확장술은 꼬리뼈 쪽으로 카테터를 삽입해 협착 부위 신경 유착을 풀고 염증을 줄이는 치료로, 디스크와 협착증 모두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Q. 수술은 주로 어떤 경우에 시행하나요?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거나 하지 근력 저하, 배뇨 장애 등 마비 증상이 동반될 때 수술을 고려합니다.
추간판 탈출증이 심하고 디스크가 거의 없거나 협착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척추유합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젊은 환자의 경우 유합술은 10~20년 뒤 인접 부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가급적 내시경 척추 후궁절제술이나 디스크 제거술을 우선 고려합니다.
Q. 척추 수술을 고민하는 분들도 많은데, 최근 많이 시행되는 안전한 수술법은 무엇인가요?
보존적 치료 실패 시 고려하는 최소 침습적 수술의 하나로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이 있습니다. 기존 수술보다 절개 부위가 작고 회복이 빠르며 통증도 적은 수술법으로, 약 5mm 크기의 작은 구멍 두 개를 만들어 한쪽에는 고해상도 내시경을, 다른 한쪽에는 수술 기구를 넣어 병변을 직접 확인하며 정확하게 제거합니다.
정상 조직 손상이 거의 없고 회복이 빠르며, 통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해 수술 직후부터 통증이 확연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척추관 협착증, 디스크 등 여러 척추 질환에 폭넓게 적용 가능하며,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습니다.
Q. 단방향 내시경 수술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단방향 내시경 수술은 하나의 절개를 통해 내시경과 기구가 동시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흉터와 출혈, 조직 손상이 적습니다. 다만 시야가 좁고 사용할 수 있는 기구에 제한이 있어 주로 초기 디스크나 경증 협착증에 적용됩니다.
반면 양방향 내시경 수술은 내시경과 기구를 각각 다른 통로로 삽입하기 때문에 훨씬 넓고 선명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정확하게 병변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초기 디스크·협착증 외에도 중등도 이상의 협착증, 복합적인 병변 치료 등 단방향보다 적용 범위가 훨씬 넓고 치료 효과도 높습니다. 다만 의료진의 기술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며, 수술 시간이 길어지거나 출혈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Q.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이 특히 더 효과적인 환자들이 있을까요?
절개 범위가 작고 출혈이 적어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에게도 안전하며, 부분 마취로도 가능해 심장질환·당뇨·고혈압 환자에게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술 후 2~3일 내 퇴원이 가능해, 일정이 바쁜 젊은 직장인이나 근육 보존이 중요한 운동선수에게도 적합합니다.
Q. 수술 후 디스크 재탈출, 협착 재발을 막기 위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수술 후 최소 2~3개월 동안은 허리를 갑자기 굽히거나 비트는 동작,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을 절대 피해야 합니다. 세수나 양치를 할 때도 허리가 아닌 무릎을 굽혀 자세를 낮춰야 합니다. 앉을 때는 등받이에 기대 허리를 지지하고, 장시간 앉아 있지 말고 자주 움직여야 합니다.
걷기부터 시작해 서서히 운동 강도를 높이고, 전문 치료사의 지도 아래 복부, 등, 골반 중심의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흡연은 척추 회복을 방해하고 디스크 퇴행을 촉진하므로 금연은 필수이며, 적정 체중 유지도 중요합니다.
또한 통증이 없더라도 전문가의 지도하에 재활치료는 일정 기간 지속해야 하고, 무리한 운동이나 활동은 재발 위험을 높입니다. 너무 빠른 활동 재개가 재발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술은 치료의 시작일 뿐이며,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까지가 진짜 치료입니다.
Q.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오지 않도록, 원장님께서는 평소 척추 건강을 어떻게 관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항상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관리합니다. 허리 기립근 관리, 체중 관리, 올바른 자세 유지입니다.
허리 스트레칭과 허리 기립근 운동은 척추를 잡아주는 근육을 강화해 디스크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체중 1kg이 증가할 때 허리에 가해지는 하중은 2.5kg에서 3kg 정도 증가하므로, 체중 관리도 필수입니다.
Q. 마지막으로 척추 질환으로 수술을 걱정하는 환자들에게 해주실 조언이 있을까요?
척추 내시경 수술은 통증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술 후 관리입니다. 올바른 생활 습관과 꾸준한 재활, 무리하지 않는 일상 관리가 회복을 앞당기고 재발을 막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또한, 수술을 결정할 때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치료인지, 그리고 숙련된 의료진이 시행하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빠른 결과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치료 과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기획 = 박소은 건강전문 아나운서